▣ 매독균
매독균은 길이 5∼20㎛, 폭 0.2∼0.5㎛의 나선형으로, 회전수는 8∼14개 정도입니다. 생체 이외에서는 증식하지 않습니다. 매독균은 건강한 점막을 뚫고 체내로 침입하거나 피부의 상처를 통해서 피부를 뚫고 체내로 침입하여, 림프나 혈액을 거쳐서 전신 각부위로 가서 병변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열에 대해서 약하여 40℃에서 3시간이면 사멸합니다. 또한 영하 20℃에서는 48시간에 사멸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혈용 혈액을 통한 매독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40℃에서 3일 동안 보존한 후 수혈하면 감염에 대한 위험은 없습니다.
신대륙 발견과 함께 나타난 매독, 16세기 초 아시아로
매독의 역사는 성서나 고대 문구에도 기록되어 있을 만큼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1494 - 5년 경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유럽에 출현한 매독은 곧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으로 번져 나갔습니다. 16세기 초 중국에, 1512년 무렵 일본에 전해진 매독은 순식간에 상하 귀천을 가리지 않고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는 명나라와 교류가 잦던 1515년 경에 육로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성병, 그 뽑히지 않는 뿌리
매독이 어떻게 나타나 온 세상을 휩쓸게 된 것일까. 크게 두 가지 이론이 있는데,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는 반면에 허점도 있어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나는 1492년 콜럼버스 원정 대원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얻어 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원래 구대륙에 있던 매독이 이 무렵 사회적, 자연적 조건이 맞아서 혹은 균의 성질이 변화하여 창궐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아메리카 전통사회를 멸망시키는데 한 몫 한 두창(Small Pox)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이도 완전히 사라진 반면, 아메리카에서 온 혐의를 받고 있는 매독(Great Pox)은 수은과 살바르산606을 거쳐 페니실린이란 특효약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 매독의 증상과 감염경로
긴 잠복기를 거쳐 사망의 길로
매독은 감염자와 성 관계를 한 번 가질 때 감염될 수 있는 확률은 30%를 넘습니다. 또 매독은 주로 성 접촉에 의해서 감염됩니다. 매독은 다른 성병에 비해 독특하게 감염의 진행 정도에 따라 3단계의 진행 과정을 거쳐 결국에는 몸과 정신까지 지배하게 됩니다.
제1기
매독균이 체내로 들어간 부위인 음경, 자궁경부, 입술, 혀, 항문 등에 짓무름이 생깁니다. 이를 연성하감이라고 하는데 균에 감염된 후 10∼90일 사이에 나타납니다. 이 피부 물집은 보통 둥글고 고무처럼 탄력이 있으며 통증은 없습니다. 이때는 치료하지 않아도 하감은 몇 주 내에 사라집니다.
제2기
최초의 감염에서 몇 주간 혹은 몇 달 이내에 시작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발진, 미열, 전신의 불쾌감, 목구멍의 아픔, 두통, 임파선의 종창, 체중의 감소, 탈모, 온몸의 욱신거림, 통증 등의 징후가 점차 나타나게 됩니다. 발진에 닿으면 균이 전염되는 수가 있습니다. 이 단계 역시 치료하지 않아도 사라지며 일정기간(길게는 30년)이 경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기간에 매독에는 여전히 감염된 상태이지만 증세가 외부로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이와 같은 잠복기를 거쳐 제3단계에 이르면 마비나 종종 정신신경질환을 수반하며 사망으로 이어집니다.
모체를 통해 태아에게 전염되는 매독
여성에게 있어서 다른 성병보다도 매독이 더욱 심각성을 보이는 이유는 매독균은 모체로부터 태아에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의 어느 시기에도 태아가 매독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1기와 2기 매독은 80 - 90%, 조기 잠복 매독은 70%, 만기 잠복 매독은 10%정도의 전파율을 나타냅니다. 감염된 모체로부터 혈류를 통해 이동하는 매독균에 의해 감염된 태아는 뼈와 치아에 이상이 생기거나 눈이나 귀가 멀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임신 전 그리고 임신 중에 반드시 혈액 검사를 통해 매독검사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 매독균 검사와 치료
매독균은 혈액 검사로 알 수 있습니다. 암시야 검사에서 매독균이 발견되거나 매독 혈청 검사에 양성반응이 나오면 진단이 가능합니다. VDRL 검사는 위양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매독의 가능성이 있으면 FTA-ABS나 TPHA로 확진을 해야 합니다.
매독에 감염되어 있지 않으면 물론 검사는 음성(-)을 보입니다. 그러나 검사가 음성이라도 감염되어 있지 않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매독에 감염되어도 약 4주 후가 되지 않으면 양성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임상적으로 진단하거나 또는 시기를 기다려서 다시 재검사를 해야 합니다.
현재의 진단 방법으로는 초기 매독은 발병 후 치료를 하지 않아도 사라지는 경우가 있고 그 후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발견해 내는 것은 약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자궁의 경관과 질에 발생한 궤양이 통증이 없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까지도 항생제 중 페니실린(penicillin)이 가장 좋은 매독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페니실린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이 약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약제의 효능은 1기, 2기, 잠복기, 3기, 임산부 매독, 선천성 매독 모두에 해당됩니다.
▣ 증상 없는 매독, 완치 후라도 3년 이상 관찰 필요
매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매독 혈청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반드시 치유 여부에 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비특이 항체 검사의 경우에는 치료 후 완치가 되었더라고 양성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전환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 간격으로 추적 검사를 통해 항체의 역가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페니실린으로 치료한 후 3개월, 6개월, 12개월 후에 추적 비특이 항체 정량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신경 매독인 경우에는 적어도 3년 이상 추적 관찰을 요합니다. 만약 추적 항체 검사에서 완치되지 않았다고 판정될 경우 재치료를 받아야만 합니다
▣ 작은 수치심에 연연치 말고 조기 치료가 중요
이처럼 매독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즉, 1기 매독이 발견되었을 때 끝까지 치료를 하여야 하는 것인데, 일반인들은 창피하다든지, 이제는 괜찮겠지 하는 스스로의 잘못된 판단으로 치료를 중간에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 매독균은 2기를 지나 3기까지 진전되어 치명적인 장애까지 얻게 될 수 있습니다.
▣ 매독의 예방
한 번 걸리면 약도 없어, 예방은 오직 건강한 성 생활뿐…
사실상 현재까지 매독에 대해 개발된 백신은 없습니다. 무분별한 성생활을 자제하고, 또한 성교시 콘돔을 사용하면 후천성 매독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기에 발견하여, 완전한 상태까지 치료를 해야 하며, 상대방을 추적하여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염성 강하므로 피하는 게 상책
건강 진단이나 정기 신체 검사에서 성병이 없다고 확진 되지 않은 사람과의 성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매독으로 진단 받은 후에는 확실히 완치될 때까지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하고, 성병을 옮겨 준 상대방도 함께 치료 받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검증되지 않은 피는 수혈받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모든 임산부는 매독혈청검사를 받아야 신생아의 선천성 매독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