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사람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약을 잘 먹는 편입니다. 사실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약물은 꼭 필요한 치료약 뿐만 아니고 보약을 포함한 한약이나 영양제 또는 기호식품에도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성분은 있답니다.
▣ 탈리도마이드 사건 약 때문에 생긴 태아 기형의 가장 유명한 것은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사건입니다. 이 약은 1950년대 후반에 유럽에서 진정제 또는 최면(수면)작용을 하는 것으로 임신부에게 치료적 용량의 투여로는 태아에게 독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이 약이 쓰인 후 1959년부터 1961년 사이에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그 전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포코멜리아(phocomelia)라는 사지가 매우 짧은 기형아가 많이 태어났는데, 이 기형아의 어머니들이 임신 5주쯤에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라는 진정 수면제를 먹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당시에 이 약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진정 수면 작용을 기대하고 쓰고 있던 약이었습니다. 여러 과학자들의 철저한 연구를 통하여 이 약이 기형아의 원인임을 증명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20세기 의학에서 최대 비극으로 기록되었으며 약의 부작용이 얼마나 무섭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 장기적 영향 약물이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로 간 후 오랜 세월을 지나서 병을 일으키는 예가 있습니다. 과거에 유산 예방 목적으로 썼던 합성 난포 호르몬의 일종인 DES(diethylstilbestrol)이라는 약을 임신 중 먹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문제가 되어 나타났는데, 예로 약물을 먹은 임신부가 딸을 출산하면 그 딸이 7-29세 때에 질이나 자궁 등 여성 생식기에 발육 이상이나 양성 질환인 질 선증(질의 피부가 분비선 세포로 변하는 질환)이 생기며, 질 선증이 있던 곳에서 드물게(0.14-1.4%) 악성인 선암(腺癌)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 아들을 낳으면 성기나 정자에 이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과거 임신 초기에 이 약의 사용으로 지금도 그 자녀에서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 약을 쓴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는 DES baby라고 하여 특별 관리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이 약을 투여하지 않아 발견된 예는 없습니다.
▣ 주의사항 의사는 물론이고 환자도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임신 가능성을 항상 생각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1. 모든 여성 환자는 마지막 및 그 직전 정상 월경일을 기억해야 합니다. 2. 확실한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 배란기가 지난 것으로 여겨지면 약을 쓰거나 임신 중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는 방사선 및 다른 검사를 그 시기에 꼭 해야 되는지 다시 판단하고 환자와 그 문제에 대하여 신중히 상담합니다. 3. 확실한 피임을 하고 있지 않는 상태에서 배란기 즈음이나 그 이후에 수술 날짜를 잡거나 방사선검사 또는 치료약 사용 등 임신에 관계될 수 있는 행위는 꼭 임신 가능성을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특히 자궁 근종이나 질 성형수술 등 급하지 않은 수술이라면 미리 월경일을 피임약으로 조절하거나 확실한 피임을 합니다. 4. 부정 자궁 출혈이 있으면 꼭 임신과 관계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5. 약간이라도 임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면, 반드시 미리 임신 반응 검사를 합니다. 6. 입덧 증상을 위장병이나 단순한 멀미로 오진하지 말아야 합니다.
▣ 인공유산 많은 약, 유해 환경, 질병들은 연구가 되어 있지 않거나 그 결과가 연구자에 따라 달라서 기형 발생 작용이 있는지 불명확한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것들은 일단 임신 중에 피하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거나 임신인 줄 모르고 노출되었을 때 그 태아는 거의 대부분 정상으로 나옵니다. 그러므로 극히 드물게 문제가 되거나 그럴 가능성만으로 유산을 시킨다는 것은 유산 부작용을 생각하면 의학적으로 적절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한명의 기형 발생을 막으려고 천명, 만명의 아이를 유산시키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임신과 약물복용 
임신과 약물복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