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경험, 파트너수, 빈도 비례 위험도 높아
미국인에게 전립선암은 ‘Big4’의 하나에 속하는 빈발암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발생률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식생활의 서구화와 고령 인구의 증가로 우리 나라에서도 전립선암의 발생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아직까지 어떤 요인이 이 암의 발생에 관여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고,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 주된 원인일것으로 의심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전립선암의 발생원인과 관련하여 자주 거론되었던 것 중의 하나는 ‘성적(性的)행태’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라는 것이 대세를 이루어 왔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메다분석’의 연구 결과는 ‘결코 그렇지 않다’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아이오와 대학의 연구진은 기존에 수행된 36편의 연구 결과를 분석한 끝에, 성적 행태가 전립선암의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자들은 다양한 성적형태 중에서 전립선암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몇가지 요인에 대한 메타 분석을 실시했다.
성인성질환(STD)에 한번이라도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1.4배 높았다. 특히 매독의 경우엔 2.3배나 높았고, 임질은 1.3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 결과에서 나타난 두 요인 사이의 연관성은 모두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행위의 빈도가 증가할수록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성행위의 수가 3회 증가할 때마다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1.2배(신뢰구간: 1.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통계적으로도 유의성을 인정 받았다.
또한 성행위의 파트너의 수가 증가할수록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명의 파트너를 둔 사람은 4%, 10명의 파트너를 둔 사람은 8%, 20명 17%, 30명 37%가 각각 높았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그러나 결혼한 횟수가 2-3회인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 발생 위험은 단 한번 결혼한 사람과 차이가 없었고,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자녀가 없는 남자에 비해 자녀의 수가 늘어날수록 전립선암의 발생율은 증가했으나, 차이는 크지 않았고 통계적 유의성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위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남성들의 ‘성적형태’가 전립선암의 발생과 무관하지 않다고 결론 맺었다.
연구자들은 특히 “STD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들이 전립선암에 더 많이 걸렸다는 사실은 이 암의 발생에 STD의 감염이 기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그 기전은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라고 밝히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추가 자료에 따르면 남성이 아닌 배우자가 STD에 감염된 경우에도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2.1배 증가하였고, 혼외정사를 한 적이 있다고 보고한 남성은 2.2배씩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높았다.
또한,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들이 매독 병원체인 Treponema pallidum 항체 보유 비율이 일반 인구에 비해 더 높았다는 최근의 연구도 전립선암과 STD가 무관하지 않다는 추측을 가능케 해준다.
한편, 성행위의 빈도가 높을수록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높았다는 결과에 대해서는 “일부 몇몇 암에서 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성행위를 자주 하는 것이 남성호르몬의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변화가 전립선암의 발생에 기여하는 것 같다”라고 언급하였다.
비록 이번 연구의 결과가 남성의 성적 형태가 어떻게 전립선암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는지, 그 구체적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해답을 주지 못했으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을 찾아내고, 그 연관성의 강도를 구명한 점은 이 암의 발생을 줄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여진다.
[Epidemiology 2002: 13 :72 ~ 78]
차케어스 웹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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