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1817년 제임스 파킨슨에 의해 구체적으로 언급된 퇴행성 뇌질환으로,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이나 발의 떨림, 사지 근육의 경직, 행동이 느려지고, 앉거나 일어날 때 움직임이 매우 둔해지며, 보행시 짧은 보폭을 보이는 등 운동 기능의 장애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파킨슨병의 원인으로는 뇌염 후유증이나 연탄가스 중독 후유증, 뇌수두증, 뇌졸중, 또는 약물 부작용 등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거의 대부분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로 이를 특발성, 혹은 일차성 파킨슨병이라고 부른다. 해부생리학적으로 보면 사람의 뇌 중 중뇌의 흑색질이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는 신경체계에서 인간의 모든 움직임이 원활하고 조화 있게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파킨슨병에서는 특징적으로 이러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이유 없이 감소하여 몸의 조화있는 움직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2000년 이전에만 해도 파킨슨병은 환경적 요인이 주 원인이고 유전자의 작용은 미미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분자 생물학의 발전으로 유전적인 요인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다. 2001년 11월에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듀크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파킨슨병 환자의 유전체 분석에서 만발성 파킨슨씨병(late-onset Parkinsons disease)의 거의 대부분이 여러 가지 유전자의 복합 작용에 의한 것임을 규명했다. 특히 40세 이전에 발병하는 파킨슨병의 경우 유전자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시 연구에서는 5, 6, 8, 9, 17 번 염색체에 있는 5 부위가 파킨슨병의 유전적 원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 중에서도 6번 염색체의 파킨(Parkin) 유전자가 있는데 이것이 파킨슨병의 조기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더하여 2002년 10월 호 ‘Cell’에는 UCH-L1 유전자에 특정한 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파킨슨병의 발병률이 높으며 이 유전자에 다른 형태의 변이가 있는 사람은 이 병의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럽인들의 경우 파킨슨병의 발병을 억제하는 형태의 UCH-L1을 지닌 사람들이 14∼20% 정도이며 일본인들은 39∼54%, 중국인들은 약 절반 정도가 이러한 형태의 UCH-L1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유전자 이상과 다른 시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지앙 가오 박사의 연구팀은 발기부전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 증가가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한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신체의 불수의적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는 심장 박동과 소화뿐만 아니라 파킨슨병과 발기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여기서 연구팀은 발기도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되는 기능이기 때문에 파킨슨병의 운동 기능저하 발생을 촉진시키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하여 의료 전문가들의 추적연구의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했다. 이 자료에는 1986년에서 파킨슨병이 없는 3만 2616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발기부전에 대한 설문조사가 포함되어 있다. 2000년에 이들 환자들의 발기부전에 대한 설문을 종료되었다. 1986년 이전의 발기부전과 1986년에서 2002년 사이의 파킨슨병 위험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16년간의 추적 조사에서 파킨슨병이 발생한 환자들은 200명이었다. 또한 1986년 이전에 발기기능이 양호했던 남성에 비해 발기부전이 있었던 남성은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3.8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오박사는 “우리는 추적 조사 기간 중에서 연령, 신체 질량 지수, 흡연, 카페인 섭취, 당뇨와 같은 여러 요소들의 영향까지 추가로 분석했지만 이들은 발기부전과 파킨슨병 발생 사이에 특별한 영향은 주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발기도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되는 기능인 것으로 미루어 파킨슨병의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기 앞서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먼저 나타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되어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파킨슨병 치료제로 이용되던 약물인 유프리마가 발기부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유사 약물들이 음경에서 산화질소를 생성시켜서 발기를 유발시키는 것과 달리 유프리마는 부뇌실핵의 도파민 신경체를 자극해 10여분 만에 음경이 발기되도록 한다. 즉, 뇌에서 발기가 발생하도록 자극을 주는 것이다. 다른 파킨슨병 치료제인 팔로델도 일부 환자에서 이상반응으로 성욕 증가현상이 나타나서 발기부전 치료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December 2007.
차케어스 웹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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