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산에 따른 부담감 때문에 결혼을 서둘러 결심하게 됐습니다”
외국계 홍보회사에 다니는 인현경씨(33)는 2년간 사귀던 남자친구와 내년 3월 결혼식을 올린다. 2∼3년 후에나 식을 올리고 싶었으나, 주변으로부터 고령 임신에 따른 각종 위험과 불임 가능성 등을 듣고 결혼을 서두른 것이다.
이처럼 결혼 평균나이가 점차 늦춰지면서 ‘노산’에 따른 각종 위험에 노출돼 인씨처럼 불안에 떠는 미혼남녀들이 늘고 있다.
또 여성의 연령이 20대 초중반인 경우 결혼후 5개월 이내에 50%가 임신이 되지만 35세 이후에는 임신능력이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어 불임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적어도 20% 이상의 여성이 35세가 되어서야 가족을 이루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임신을 시도하는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여성이 크게 늘어나며 불임부부 역시 점점 늘고 있는 현실이다.
◇불임원인 밝히는 게 우선
결혼후 피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1년 정도 임신?안될 때는 ‘불임’을 의심해야 한다. 불임의 원인이 남성에게 있는 경우는 약 40%, 여성에게는 약 50%로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여성의 경우 남성과 달리 나이가 들수록 임신율은 낮아지고, 불임에 대한 치료도 더욱 어려워지므로 불임이 의심되면 하루빨리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불임원인은 남성은 문진과 정액검사, 혈중 호르몬이나 항체검사 등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받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주기의 일정한 시기에 따라 검사가 진행된다. 처음 초진시에 문진을 시행하는데, 과거의 유산 경험이나 임신 경험을 숨기지 않고, 과거의 병력 등을 자세히 말해야 한다.
만성질환·감염성 질환 등의 유무를 확인하고, 생리주기에 맞추어 호르몬 검사와 자궁 내막의 이상 여부를 자궁난관 조영술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배란기에 자궁입구의 점액이 정자의 운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검사인 자궁경부점액 검사 및 성교후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불임치료법 무엇이 있나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부부 모두 별 문제가 없다면 여성에게 초음파와 호르몬 검사를 통해 난포의 성장을 감시하여 확인된 정확한 배란일에 자연임신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기본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거나 이상이 없는데도 일정기간 치료해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불임검사의 마지막 단계인 골반경 혹은 자궁내시경 검사를 받게 된다.
전신마취후 배꼽 바로 밑을 약 0.5cm가량 절개한 후 이를 통해 내시경을 주입하고 난관의 비정상적인 형태, 골반내 유착, 자궁내막증 등이 있는지 살펴본다.
‘배란장애’로 인한 불임은 모든 불임치료 중에서 성공률이 비교적 높다. 그러나 염증 또는 자궁내막증 등으로 난관이 폐쇄되었거나 난관 주위의 복강에 유착이 있는 경우에는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 성형수술로 정상적인 모양과 기능을 재생시킨 후 임신을 유도한다.
‘인공수정’치료법은 자궁경부의 점액이 비정상적이거나 정자의 수가 다소 적은 경우 시행하는 방법으로 정자를 채취하여 세척한 후 운동성이 강한 정자를 골라 여성의 배란기에 맞춰 관을 통해 자궁 안으로 정자를 직접 주입해주는 방법이다.
◇고령임신은 규칙적 진찰 필요
고령 임산부는 임신이 된 후의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조사에 따르면 고령 임산부의 자연유산 가능성은 2배 정도, 자궁외 임신의 가능성은 3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성이 높은 임신이므로 임신중에 철저하게 규칙적 진찰을 받아야 한다.
35세 이상 임산부는 20대 임산부보다 염색체 이상(특히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기를 임신할 가능성이 크게 증가하며,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의 발병위험도 높아져 태반조기박리와 같은 산전 출혈의 위험과 저체중아를 낳는 경우가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산전에 태아 염색체 이상을 진단하기 위해서 양수검사나 융모막 검사와 같은 산전 세포유전학적 검사, 초음파 검사와 태아 안녕 평가검사, 정밀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령임신일수록 심혈관계, 신장, 폐에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런 위험은 산전뿐만 아니라 산후에도 이어지기 때문에 출산후에도 일정기간 적절한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
파이낸셜뉴스 2004.12.15일자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사진설명
고령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성이 높아, 임신 전후에 적절한 관리를 해야 한다.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한 체조·마사지 교실 등에 참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파이낸셜뉴스 2004.12.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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