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호(43·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소변보는 것이 시원치 않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오줌이 잔뜩 마려워 화장실에 갔는데도 소변 발이 시원치 않거나 뒷사람 눈치를 보며 한참 기다려야 힘없이 나오고, 다 누었다 싶어 바지를 올릴 때 가랑이 사이로 흘러내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김씨처럼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거나 갑자기 오줌길이 막히는 급성 요폐(요도폐색)로 병원을 찾는 남성이 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과 요폐란?
전립선 비대증이란 말 그대로 전립선이 비대해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60대 남성의 60%, 70대의 70%가 이 질병을 앓고 있는 만성질병. 원래 호두알 만한 크기의 전립선은 나이가 듦에 따라 점점 커지기 시작해 여생 동안 지속적으로 커지게 된다. 이렇게 커진 전립선이 결국 요도를 눌러 방광으로부터 소변이 시원스럽게 나오지 못하도록 한다. 전립선 비대증의 조직학적 변화는 35세부터 시작되어 60대 남자의 60%, 80대의 90%에서 유발된다. 이 중 50%의 환자 군에서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여러가지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하며 25∼30%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다.
전립선에 의한 요폐는 방광과 음경 사이의 통로가 좁아졌을 때 일어난다. 요도로 불리는 이 관처럼 생긴 통로는 양성 전립선 비대증으로 전립선이 커지면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폐색되기도 한다. 이는 요도가 음경의 말단으로 가는 도중에 전립선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요도가 부분적으로 막히기 시작했을 때부터 배뇨장애 증상들을 경험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전혀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왜 초겨울에 전립선 비대증과 요폐 환자 많나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 심해지고 급성 요폐가 증가하는 이유는 추워지면서 평소 배뇨기능이 좋지 않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골반근육과 전립선 부위 요도 근육이 긴장하고 이완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땀으로 수분을 많이 배출시키는 여름에 비해 가을, 겨울철에는 수분배출이 줄어 소변량이 증가하여 쉽게 방광에 소변이 찬다.
특히 고령으로 전신 면역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감기에 잘 걸리고 또 감기약을 자주 복용하게 된다. 그런데 감기약에는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가 섞여 있어 이 두 가지 약물이 소변이 나오는 방광입구와 전립선을 둘러싸고 있는 요도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좁게 만들고 방광의 배뇨기능을 약화시켜 급성 요폐를 불러온다.
▲어떻게 주의해야 하나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특히 감기나 독감에 주의해야 하고, 감기약을 먹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환자임을 알리고, 항히스타민제나 교감신경흥분제가 포함되지 않는 약을 처방받도록 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 전립선 비대증 악화나 급성요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을 보존하도록 따뜻하게 옷을 입고 외부 기온에 잘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난방을 통해 따뜻한 환경을 유지하고, 외출 전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 2시간 전부터는 간식과 음료섭취를 피하고, 억지로 소변량을 줄이기 위해 물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고령 환자에게 좋지 않으므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되 수시로 소변보는 습관을 갖는 것도 바람직하다.
▲보톡스, 전립선 비대증 새 치료법으로 떠올라
전립선 비대증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나 수술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최근 보톡스 치료법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일 대한비뇨기과 학회에서 박동수 교수가 발표한 임상실험 결과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수술요법이 필요한 환자 21명을 대상으로 전립선 크기에 따라 각각 100, 200, 300유니트(Unit)의 보톡스R를 시술한 결과 환자의 67% 이상이 전립선 크기가 줄어들고 빈뇨와 야간뇨 등 전립선 증상지수(IPSS)가 대폭 개선되는 우수한 치료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됐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위한 보톡스R 시술은 특수 바늘을 이용하여 회음부에 주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의 우려가 적고, 출혈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전립선 부위의 50% 이상이 근육으로 이루어져서 시술 효과도 장기간 지속된다. 수술, 마취, 입원의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심리적, 육체적 고통이 적을 뿐만 아니라 시술 당일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시술 후 일주일 이내로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경요도 절제, 레이저 수술의 대안으로 적당하다.
[세계일보 2004-11-24 일자
도움말: 분당 차병원 박동수 교수
출처 :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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