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영웅들은 각기 다른 색깔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에도 각자 다른 역할과 능력으로 미숙아로 태어난 이른둥이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진이 있다. 전지현·이현승·김남효 교수가 그 주인공들. 지난 5월 25일, 퇴원 후 건강한 삶을 보내고 있는 이른둥이를 위한 ‘홈커밍데이’ 행사로 한자리에 모인 의료진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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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 출생률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지원과
가족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현승 교수
소아청소년과
신생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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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의 발달은 저마다 성장
속도가 달라 성장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른둥이
사랑이야기’ 행사를 열었어요.
전지현 교수
소아청소년과
고위험군 Follow up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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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차병원에서는 충분한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성장·발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것입니다.
김남효 교수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질환 및 성장 발달
나날이 늘어나는 이른둥이 출생률, 그 원인은 ?
이른둥이란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따르면 산부인과 진단에 의해 임신 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미숙아를 말한다. 보건복지부의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는 반면, 이른둥이 출생률은 37.5%나 증가했다.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현승 교수는 고령 임신부의 출산을 이른둥이 출생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만 36세 이상이면 임신성 고혈압이나 당뇨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임신부의 나이가 조산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조산을 겪는 경우도 급속도로 늘고 있어요. 환경호르몬, 미세먼지,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른둥이 가족이 항상 느낄 수밖에 없는 불안감
“세 쌍둥이를 가진 임신부가 갑자기 병원에 찾아왔는데, 조기 진통 때문이었어요. 살펴보니 자궁문이 열린 상태더군요. 한 아이는 사산된 채로 세상에 나왔고, 두 아이는 출산할 수 있었지만 몸무게가 500g이 채 되지 않았지요.” 10년 이상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한 전지현 교수가 기억을 되짚으며 말했다. 이른둥이는 엄마 배 속에서 폐, 뇌혈관, 장, 눈 등의 기능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로 태어나 여러 질환에 노출된다. 갓 태어난 작은 몸에 치명적 이상이라도 생기면 어른도 힘들어하는 관을 삽입하거나 심장 강화제를 투여하는 등 강도 높은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치료 이후에는 ‘성장’이라는 관문도 기다리고 있다. 전지현 교수는 “저체중아로 확진되면 소아 발달·성장 클리닉을 다니며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70~80%의 아이는 생후 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정상 체중이 되는 ‘따라잡기 성장’에 성공하는데, 그렇지 못한 아이는 만 4세까지 성장곡선의 추이를 살피며 대사장애나 호르몬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른둥이 가족은 아이를 치료할 때는 신생아집중치료실이라는 생소한 환경에서 중증 질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아이가 자랄 때는 성장에 대한 지속적 관찰과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강남차병원의 ‘이른둥이 사랑이야기’ 이른둥이 가족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른둥이 부모가 가지고 있는 애로 사항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설한 것이 2017년 12월 처음 시작해 올해로 3회를 맞은 홈커밍데이 ‘이른둥이 사랑이야기’ 행사다.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동고동락한 일명 ‘니큐(NICU) 출신’ 가족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이른둥이 아이들의 성장과 양육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선배는 후배에게 이른둥이 육아 노하우를 전하고, 후배는 건강한 아이들을 보며 희망을 얻는다. “이른둥이의 발달은 생후 개월 수에서 조산한 개월 수를 뺀 ‘교정 연령’을 이해해야 하고, 성장 속도도 다르게 느낄 수 있어요. 홈커밍데이 행사를 통해 가족들은 서로 친목을 다질 수 있고, 의료진은 고위험군이던 아이들이 정상적 생활을 하는지 재점검하는 동시에 생활 관리, 응급 상황 대처법, 영양 교육 등을 실시합니다.” 전지현 교수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라는 동안에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가족의 심경을 이해하기 때문에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신생아집중치료실, 일상 복귀를 위한 최선의 치료
이른둥이 전문가인 전지현·이현승·김남효 교수는 이른둥이의 회복과 건강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강남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은 2개의 음압격리실을 비롯해 19개의 병상을 갖췄고,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며 신생아의 맥박·호흡·산소 포화도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처치를 시행한다. 소아외과, 소아흉부외과, 소아안과의 협진 시스템으로 전문적 진료도 가능하다. 김남효 교수는 앞으로 증가하는 이른둥이 아이들을 위해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른둥이가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려면 충분한 의료진과 의료 시설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른둥이에게는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오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분야의 전문의가 필요한데, 우리나라 신생아집중치료실의 82%는 의료진 1명이 10명의 아이를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의료진이 우리보다 2~3배 많은 실정입니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던 김남효 교수는 강남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만큼은 충분한 진료가 이뤄지도록 노력함은 물론,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발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남차병원 홈커밍 데이 ‘이른둥이 사랑이야기’
지난 5월 25일 열린 제3회 ‘이른둥이 사랑이야기’는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와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이른둥이 가족들이 모여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양육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서는 주치의였던 전지현·이현승·김남효 교수가 아이의 성장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영양팀에서는 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 관리에 대해 강연했으며, 다같이 즐길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으로 페이스 페인팅, 풍선 아트 등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