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CATION운동과 심리학운동의 숨은 효과
운동으로 마음을 살린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몸은 마음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고, 우리의 마음은 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그 만큼 우리의 몸과 마음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기에, 운동의 효과를 이야기할 때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운동이 주는 정신건강학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Adaptation to Environment (환경에 대한 적응력 향상)
운동이 가지는 정신건강학적 효과 중에서 가장 강력한 효과는 ‘적응력 향상’ 이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는 ‘BDNF(뇌-유래신경 영양 인자)’ 다.
신경계를 발달시키고, 두뇌가 외부 자극에 적응하는 ‘신경가소성’ 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BDNF는 운동을 할 때 특히 많이 분비된다. 운동을 한 그룹에서는 BDNF의 증가가 나타났지만, 앉아서 휴식을 취한 그룹에서는 BDNF에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운동을 하면 뇌가 변화하는 주변 환경 및 스트레스 상황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BDNF의 생성이 촉진되므로 운동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Balance of Neurotransmitters in Brain (신경전달물질 분비 기능의 균형 유지)
정신의학에서는 ‘뇌’ 를 우리 몸과 마음의 연합체로 본다. 운동은 뇌 내의 각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 을 분비하고 농도와 균형을 맞추는 데도 영향을 끼쳐,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는데 도움을 준다.
뇌에서 분비되는 GABA(감마아미노부틸산, Gam-ma Amino Butyric Acid)는 신경세포 흥분을 억제하는데 관여해 신경 안정 및 불안감 해소에 도움을 주는데, 이 GABA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GABA 수치가 높아져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운동을 통해,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생성이 촉진됨으로써 마음의 안정과 행복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의욕을 돋우고 기분의 안정 및 유지에 도움을 주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수치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Cognitive Function Enhancement (인지기능 개선)
사람의 인지기능은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기능이 떨어지는데, 운동은 이런 현상을 늦추고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인지 능력은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부위 ‘해마’ 의 신경 세포에 의해 좌우되는데, 운동은 이 신경세포의 생성을 자극하는데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한다. 운동을 통해 뇌의 인지적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뇌의 혈류를 개선시켜 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뇌 위축과 인지기능의 저하를 막는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주 3~5회에 걸쳐 20~30분씩 유산소운동을 실시할 경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Depression Prevention and Treatment (우울증 예방 및 치료)
운동은 우울증과 조현병 등 정신질환 환자에게도 우울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 외에도 여러가지 요법이 시행되는데, 운동은 치료의 부가요법으로 이미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미국의 한 대학병원에서 우울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다른 집단은 별다른 운동 없이 지내게 한 실험이 좋은 예다. 3개월 뒤 두 집단의 상태를 살펴본 결과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그룹이 하지 않은 그룹의 환자들에 비해 우울증상이 2배 가량 좋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산소 운동 뿐 아니라 무산소 운동(근력 운동)의 경우에도 우울증을 개선시키는데, 그 효과가 약물치료와 근접할만큼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Endorphin Production (엔도르핀형성)
사람들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고, 통증 경감의 효과도 있는 호르몬 엔도르핀도 운동의 영향을 받아 분비량이 증가한다.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를 연구하던 맥아더(McArthur) 박사는 ‘운동을 하면 혈관과 뇌 사이 장벽에 투과성이 변화하면서 혈관 내 엔도르핀이 뇌로 유입되고 결과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기여할 수 있다’ 고 주장하였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생물학적 기전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운동과 엔도르핀과의 상관 관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운동에 의한 정신건강 효과를 설명하는 중요한 가설 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운동을 통해 신체의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면 자긍심(self-esteem)이 높아지는데, 이를 통해 정신건강학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정신질환의 주요한 원인으로 손꼽히는 우울함과 불안감은 자신감이 낮은 사람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운동을 통해 신체적인 변화가 생기거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면 자긍심이 높아지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는 말처럼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운동의 진짜 효과다. 만약 떨어지는 낙엽 때문에 유독 우울한 기분이 든다면 산책이나 등산, 혹은 개인의 상황에 맞는 가벼운 운동을 해보자. 기분도 건강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