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이 뭔가요?
최근 3년간 국내 매독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매독 감염자 수는 2021년 6,293명으로 3년간 17%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매독은 성관계로 전염되는 트레포네마 팔리듐균에 의해 발생하는 성병입니다. 트레포네마 팔리듐균에 감염되면 피부에 붉은색 반점 모양의 궤양이 나타나며, 성관계를 하지 않아도 이 궤양에 직접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습니다.
매독에 걸린 여성이 임신하면 40% 확률로 태아에게 전염되는데요. 이를 ‘선천성 매독’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 유산이나 조산, 사산율이 높습니다. 아기가 무사히 태어났더라도 빈혈이나 골막염, 발육 지연, 발작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매독은 아기에게도 무척 위험한 질병입니다.
증상이 없었는데 매독이라고요?
매독에 감염됐을 경우 보균자와 접촉한지 약 3~4주가 지나면 입안, 생식기, 항문에 작은 궤양이 생깁니다. 궤양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발생할 뿐 아니라 통증이 없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져 감염 여부를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처음 궤양이 나타난 시기를 1기 매독이라 하며,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경우 트레포네마 팔리듐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2기 매독으로 이어집니다.
2기 매독은 두통, 고열, 근육통 등의 증상과 함께 손바닥과 발바닥에 붉은색의 피부 발진이 나타납니다. 이런 증상들도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사라지는데요. 하지만 1기 매독과 2기 매독 모두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매독 자체가 치료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증상이 없는 매독을 ‘잠복 매독’이라 하며, 이는 수년에서 수십 년간 지속되곤 합니다.
잠복 매독기를 거쳐 3차 매독으로 진행되면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됩니다. 이 시기에는 고무종(Gumma)이라고 하는 병변이 나타나는데요. 처음에는 피부 아래에 콩알만 한 크기부터 달걀만 한 크기의 덩어리가 만져지는데, 이것이 점점 커지면서 피부 표면으로 솟아오릅니다. 이 덩어리를 눌러도 통증이 느껴지진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앙 부분의 살이 파괴되며 심한 흉터를 남기는 궤양이 됩니다.
또 매독균이 중추신경계, 눈, 심장, 혈관, 간, 뼈, 관절 등에 침범하면 실명, 청각 손실, 치매, 관절 운동 조절 장애, 심장병 등으로 이어지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독은 반드시 초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합니다.
어떻게 진단하나요?
매독 진단을 위해선 균 검사 또는 혈액 검사가 시행됩니다. 균 검사는 피부 병변이 있을 때 시행 가능한데요. 의료진이 궤양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내 암시야 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검사 대상자는 매독 진행 단계에 따라 다릅니다. 1기 매독으로 진단됐을 경우 3개월 이내, 2기 매독으로 진단됐을 경우엔 6개월 이내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모두 검사받아야 합니다. 3기 매독은 배우자와 자녀, 선천성 매독은 직계가족 모두가 검사 대상이 됩니다.
완치될 수 있나요?
그럼요. 매독은 초기에 잘 치료하면 완치 가능한 질환입니다.
1, 2기 매독과 초기 잠복 매독은 페니실린 근육 주사를 한 번만으로 치료 가능합니다. 후기 잠복 매독에서 매독균이 중추신경계까지 침범하지 않은 경우에는 페니실린 근육 주사를 일주일에 한 번씩, 총 3주간 맞게 됩니다. 매독균이 중추신경계에 침범한 경우에는 페니실린 정맥 주사를 10~14일간 맞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치료 후 3개월, 6개월이 지나면 혈액 검사로 완치 여부를 확인합니다. 그 이후 추적 검사는 혈액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게 됩니다.
예방법은 뭔가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독 환자와의 성적인 접촉을 피하는 것입니다. 평소 콘돔을 사용해 안전한 성생활을 하고, 모든 임산부는 꼭 매독 혈청 검사를 받을 것을 추천합니다.